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of Singapore)를 가본 적이 있다면, 전 대법원 로비에 위치한 멋진 ‘와플형’ 천장 디자인을 기억할 것 입니다. 법조계에서 일하는 데지레(Desiree)와 그녀의 남편은 자신들의 직업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수망길(Sumang Lane)에 위치한 4실 무주택자 신규 분양(BTO) 플랫의 거실에 와플형 천장을 그대로 옮겨 두었습니다.
“천장은 집에서 종종 간과되는 부분이잖아요.” 그녀는 천장을 포인트로 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들의 집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복잡한 디테일의 ‘제4의 벽’ 이며, 이 디자인은 거실에 시각적인 깊이를 더해 줍니다. 내셔널 갤러리의 본래 천장은 순색 티크로 만들어졌지만, 그들의 집에는 그보다 밝고 저렴한 재료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들의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쓰리하우스 웍스(Threehaus Works) 소속 조슈아(Joshua) 디자이너는 섬유질 회반죽을 주재료로 써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어두운 우드 톤으로 빛을 내는 대신 천장을 하얗게 두어 밝고 넓은 모던함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들의 모던 빅토리아 스타일 하우스의 클래식 요소인 새하얀 벽판과 천장을 설치한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두 사람은 평범한 미니멀리즘이나 스칸디나비아와 다른 스타일을 원했기 때문에 이 특정 테마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깨끗한 느낌의 들 수 있는 올 화이트 테마를 고수하는 대신, 더 우아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어두운 그린과 네이비 블루를 강조색으로 두었습니다.
공간의 기능성과 실용성 또한 고려해볼 점이었습니다. 데지레는 “잡동사니로 집이 가득 차는 건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큰 저장 공간이 필요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집 입구에는 천장까지 닿는 높이의 캐비닛이 줄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테마를 유지하되 어색해 보이지 않으며, 기능과 모양도 유지할 수 있도록 캐비닛의 벽과 문은 새하얀 벽 디테일과 어울리는 셰이커 양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주방에서도 ‘저장 공간’은 중요했습니다. 상단의 더블 스택 찬장에 큰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덕분에 사용하지 않는 용품들은 맨 위쪽의 보관장에 두고, 매일 사용하는 것들은 손에 더 쉽게 닿는 곳에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폐쇄형 주방을 만들기 위해 절반 높이의 벽과 이중 유리문을 설치하여 조리 시설 밖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조리 공간과 식사 공간으로 분리시켰습니다.
식사 공간에 있는 대리석 결은 싱크대와 가스레인지의 뒷벽과 동일한 것으로 장식하여 시각적 연결성을 끌어기는 물론, 우아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침실에는 다른 곳에 있는 찬장들과 다르지 않은 쉐이커 스타일의 빌트인 옷장이 설치되어 있으며, 금색 손잡이는 그 느낌을 완성했습니다. 벽 몰딩 스타일이 모던 빅토리아 테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침대용 헤드보드는 시각적으로 조화롭고 무거운 느낌을 주지 않도록 캐주얼하고 밝은 우드 톤으로 맞춰졌습니다. 가려진 조명이 천장으로 뻗어나가, 침실에는 안락하고 따뜻한 빛이 맴돌게 했습니다.
남는 방은 쉴 수 있는 방으로 만들어, 그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취미를 위해 사용됩니다. 이 방의 가장자리는 연속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데지레만을 위한 드레싱 테이블 뿐 아니라, 앉을 수 있는 공간과 보관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욕실 또한 눈여겨봐야 합니다. 다른 두 종류의 타일로 뒤덮인 벽은 복잡함과 깊이를 더해주면서도 나머지 공간에 있는 허리 높이의 흰 벽을 더 돋보이게 합니다.
욕실 2곳 모두 아래쪽 절반은 동일한 빈티지 꽃문늬 프린트 타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다만, 마스터룸에 딸린 욕실과 공용 화장실에 차별점을 두기 위해 벽의 상단과 하단 각각 검은색 타일과 하얀 대리석 타일로 장식했습니다.
단독 세면대는 이케아에서 구매하여 예산을 낮추며 집의 테마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스웨덴 브랜드에서 발견한 제품에 열광하며 데지레는 말했습니다. “제품 디자인 스타일이 정말 다양해요. 이케아 카탈로그 전체를 훑어야 원하는 걸 찾을 수 있다니까요?”
최고의 제품을 찾기 위해서도 있지만, 인력과 재료 수급 문제로 전체 일정을 넉 달이나 지연시킨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에 집을 수리했기 때문에 인내심은 필수 요소였습니다. 운 좋게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만난 덕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데지레 부부는 수리가 끝난 집에서 반년 동안 살면서 바꾼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더 필요한 부분을 굳이 꼽는다면 따뜻한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히터를 주방 수돗물에 연결하고, 집 어느 곳에서나 관리할 수 있도록 동일한 조명 스위치를 여러 개 설치하는 것 정도라고 했습니다.
이런 사소한 불편함은 집에 어느 정도 살아봐야 발견되지만, 나만의 집에서 살게 되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그에 따라 새로운 습관을 들여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